카이캄 제36회 목사고시 면접 109명 응시

  • 입력 2017.09.06 14:56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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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이하 카이캄) 제36회 목사고시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 4일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강의동에서는 면접고사가 진행됐다.

서류전형과 필기고사에 합격해 이날 면접고사에 응시한 이들은 109명.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하루 종일 치러진 면접고사에 지원자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면접위원으로는 횃불트리니티 기독교상담학 교수진들을 비롯해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와 마평택 목사(새순교회), 이필재 목사(갈보리교회 공로) 등 존경받는 중진 목회자들이 참여했다.

카이캄의 목사고시는 인성심리검사를 기초로 면접이 이뤄진다는 것은 익히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면접에 참여하는 지원자들은 이전과는 달리 자신에 대한 지적들을 비교적 잘 수용하고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지원자들은 면접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놀라워하면서 수긍했고, 자연스럽게 격려와 다짐의 분위기로 대부분의 면접이 이뤄졌다.

특히 한 지원자는 스스로 가면을 쓰고 사역하는 것이 굉장히 쉬웠지만 가면을 벗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그는 “특별히 군대에서 바닥 끝까지 내려가는 경험을 했다. 내 의지로 가면을 벗은 것이 아니라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정신과 육체적으로 바닥이 났을 때 나의 본 모습을 보게 됐다”며 “이것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시는 내 진짜 모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목회자 자녀로 살면서 스스로 불만도 많고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교회에 가면 항상 착한 아이가 되어야만 했다.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랐지만 그들이 칭찬했던 모습은 진짜 내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과 내 진짜 모습과의 괴리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밖에 해결 방법이 없다. 내가 시선을 끌기 위해 오버하거나 잘난 척을 하면 아내가 바로 지적해 줘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최은영 교수는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검사 점수는 여전히 성취와 성공, 남성성 점수가 높게 나타나 있다. 여전히 주목받고 인정받고,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연극성 점수도 높다. 사람들이 칭찬해 주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드러내고 싶어하는 자기애 점수도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고, 지원자는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최 교수는 “나도 목회자 자녀로 자랐기에 가면이 뭔지 너무 잘 안다. 나도 여전히 노력하지만 잘 안 된다. 전도사님이 평생 노력하고 살지만 잘 안 되는 모습 그대로를 하나님이 사용하실 것이라 볼 수도 있다”며 “나에게 주어진 모든 환경과 여건으로 주님의 일을 어떻게 하느냐, 그것으로 하나님이 일하시고 영광 받으시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에 지원자는 “지금까지 이것을 늘 싸워서 극복해야만 할 대상으로 봤다. 목회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이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하나님이 이 모습 그대로 사용하시리라는 것은 생각을 못했다.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지원자는 대인관계에 있어 갈등 요소가 있음을 지적받았다.

그는 “좋을 때는 좋은데 문제에 부딪히면 감정이 앞설 때가 있다. 사역하면서 실수도 많이 했고 후회되는 부분도 있다”면서 “십자가에서 주님과 함께 내가 죽어야 함을 안다. 내가 죽은 자리에 있으면 누구와도 연합할 수 있고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용서하기 힘들었던 사람으로 ‘엄마’를 꼽으며, 맏딸로서 가정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어머니의 스트레스를 푸는 도구로 살았던 삶을 힘겹게 곱씹었다.

그는 “설교할 때 사랑하라고 말하면서도 나 스스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감춰두고 살아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님이 깨닫게 하셨고, 전심으로 회개한 뒤 엄마를 찾아가 처음으로 내 손으로 시장을 봐서 밥을 해드리며 용서를 구했다. 나의 잘못까지 엄마 때문이라고 용서하지 못했던 것을 회개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관심받고 싶어서 나를 주목해 달라고 하는 동시에 반대로 주목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까지 함께 공존한다는 검사 결과가 나타났다.

지원자는 이를 수긍하며 “학교에서도 반장을 했고 남들 앞에 나서는 타입이었다. 사역하면서도 사람들 앞에서 강사로 뛰고 주목받는 자리에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됐다”며 “지금은 내가 사랑받고 인정받는 자리보다 주님이면 충분한 그 자리로 가려고 하고 있다. 내 마음은 내가 인정받는 자리로 가자고 끌어 당기는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원자들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면접고사에 참여한 이들의 당락 여부는 11일 발표되며, 합격한 이들은 최종 안수 대상자로서 목사안수자 연수교육을 거쳐 목사 안수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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