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지금 우리는....?

  • 입력 2017.12.14 14:2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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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세월을 다 지나고 그 끝자락에 다다른 지금, 이 땅의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향하여 조용히 다가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한국교회는 어디에 서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때라 여겨진다. 한국교회가 침체에 빠져 들었다는 얘기 정도는 이제 우리 귀에 익숙해진지 오래인 듯하다. 교회가 점점 비어가고, 사방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하나 교회는 여전히 이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응은 시원치가 않다. 나만 좋으면 된다는 배짱인지 용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칫 그러한 모습이 교회가 스스로 주인이신 하나님을 넘어서겠다는 만용(蠻勇)으로 비쳐지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한 마디로,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는 알아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교회로 향하는 세상의 시선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침체의 시간 또한 단축이 쉽지 않을 듯하다. 혹자는 ‘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됐지 세상의 눈치를 왜 보느냐?’고 핀잔할지 모르겠으나 이야말로 한국교회를 망치는 무서운 독소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성경에 기록된 초대교회의 역사 이래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칭송을 받을 때 교회가 부흥하고 하나님의 영광이 크게 드러났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먼저는 우리 한국교회와 교회의 지도자들, 그리고 성도들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말씀에서 배운 대로 예수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함께 바라보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예수님은 가장 높고 영광된 자리에서 내려와 가장 낮고 천한 곳에 시선을 두셨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금을 걷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민족적 수탈자요 동족인 유대인들까지도 가까이 하지 않는 세리 마태와 같은 사람을 불러 제자로 삼으셨다. 이 시대 한국교회의 근엄하고 권위를 자랑(?)하는 성직자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직계 제자로 삼았다.

우리 시대, 스스로 ‘주의 종’이라 칭하는 한국교회 성직자들 속사람의 모습은 그저 말 잘 듣고, 돈 많고, 순종 잘하는 착한 성도들이 남에게 가지 말고 내 교회만 와서 채우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시선과는 정 반대의 시선을 가진 한국교회 성직자들 앞에 주님이 찾아오시기란 매우 어색할 것 같다. 세리 마태뿐만이 아니다. 병든 자, 가난한자, 소외되고 버림받은 자들을 향해 찾아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겠다는 자세치고는 좀 아니다 싶다. 또 하나 한국교회가 되돌아보아야 할일은 교회 간의 화합이다. 교회의 사이즈가 좀 된다는 이른바 큰 교회는 주변의 작은 교회들을 눈엣가시처럼 바라보는 시선, 이제는 바꾸어야 할 것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주변의 중소교회들이 이전을 하거나 문을 닫게 되면 이웃해 있는 큰 교회가 ‘할렐루야’ 하고 만세를 부른다는 이야기가 결코 근거 없는 낭설만은 아닐 것으로 본다.

교회가 너무 난립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웃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을 보고 만세를 부른다는 것을 주님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실까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 중의 하나이다. 예수를 알지 못하는 세상의 장사꾼들도 이웃 가게가 문을 닫으면 함께 마음 아파하고 위로해주는 긍휼의 미덕을 발휘한다. 하물며 같은 주님을 머리로 하는 지체들이 서로 다른 교회라는 이유로 ‘나는 흥하여야 하고 너는 망하여야한다’는 식의 태도는 곧 우리의 천박한 민낯을 드러내는 것이다.2017년 끝자락에 서서 한국교회가 꼭 되짚어 봐야 할 것들 가운데 또 하나는 교회내의 성폭력 문제이다. 이미 널리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일이지만 왜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세상의 낡고 지저분한 것들을 더 많이 안고 있는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때 명망 있는 젊은 목회자로 평판이 좋았던 모 청소년 사역 선교단체의 리더가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채 청소년들의 성을 유린하여 자리에서 쫓겨난 일을 비롯, 교회 내 성추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듯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는 아름답지 못한 일들로 교회는 부끄러워 낯을 들지 못할 지경이니 어찌 교회가 성장할 수 있겠으며, 떠나간 젊은이들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지금우리는 어떤 자세로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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