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의 통합이 절실하다

  • 입력 2018.01.11 12:3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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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앞에 내던져진 숙제 가운데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면서, 실상은 참으로 풀리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새해 2018년에는 꼭 좀 풀어졌으면 하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 교회를 대표할 통합된 연합기관이 꼭 만들어져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간절한 바람이 그것이다. 일찍이 어렵사리 만들어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 엄기호)가 어느 한 순간 삐걱거린다 싶더니 둘로 쪼개지고 말았다. 원인이 어디에 있었든지 간에 우리를 안타깝게 한 것은 그 다음이었던 것 같다. 갈라진 연합기구를 하나로 묶겠다고 나선 이들이 만든 또 하나의 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이래저래 갈라진 기관들을 하나로 묶기는커녕 기관이 하나 더 늘어났으니 자연 한국교회의 분열은 더 심화된 것이다. 새해 벽두에 이들 연합기관의 통합을 주장하는 이유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통합의 틀을 마련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던 바 있음에도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한 채 흐지부지 새해를 맞게 되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그때의 그 포부를 잊지 않았는가 하여 이를 상기시키는 의미도 있거니와 혹 제3의 기구가 통합의 산파 역할을 하기에 역부족이라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또 하나의 세력을 만든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어서이다. 정초부터 뺨맞을 소린지는 모르겠으나 차제에 아쉬운 마음을 한 가지 더 담자면 마치 그러한 한국교회의 모습이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판과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이다. 이념적으로나 혹은 사소한 정략적전술의 차이 때문에 헤쳐모여를 되풀이하는 그런 정치판의 모습에 비견되어지는 추한 모습은 반드시 털어버려야 할 것 같아 사족을 덧붙인다. 이것은 교회의 바람이기에 앞서 세상의 소망일는지도 모른다. 교회는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거리들의 집단들이 되어서는 결코 아니 되기 때문이다.

당부하고 싶은 말의 요점은 그것이다. 연합기관들 간에 서로를 바라볼 때 마음에 차지 않는 부분이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부분이 설사 있다 할지라도 서로를 포용하고 감싸줄 수 있는 대승적 차원의 합의를 찾기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 어찌 문제가 없겠으며, 마찰이 없을 수 있으랴. 서로 상대방을 일러 ‘깨끗하지 못하다.’느니 ‘바르지 못하다.’느니 하는 지적은할 수 있을 터이나 그런 저런 이유로 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앞으로 제4, 제5의 또 다른 연합기관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제발 청하건대 이제한국교회는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표성 있는 연합기관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주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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