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사람의 젊은이는 울어야 할지도 모른다

  • 입력 2018.01.18 11:1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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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남과 북이 마주 앉은 것 같다. 마주 앉았다는 것만으로도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역사적 의미 또한 과소평가할 일은 아닐 듯하다. 이런 반가움 뒤에 약간은 개운치 않은 느낌을 갖게 하는 소식도 들린다. 오는 2월 9일 평창에서열리는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할 것이라는 소식이 그것이다. 아마 우리 정부는 27년만의 남북 단일팀을 통해 이번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겠다는 복안인 듯하나 좀 우려스럽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를 한다는 것 자체는 참으로 환영할만한 반가운 일이지만 이제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 남북한이 단일팀 구성을 논한다는 것은 좀 생각해 볼 일이다. 적어도 남과북이 하나의 팀을 만들어 올림픽에 출전을 할 요량이었다면 적어도 1년 내지는 몇달전부터는 논의가 되고 진행이 되었어야 옳다. 올림픽 개막을 불과 20여 일도 남겨놓지 않은 지금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 한 마디에 이런 졸속을 강행한다는 것은 좀 어이가 없어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어떨지몰라도 정치와는 거리가 분명해야 할 스포츠 정신에는 좀 안 맞는 얘기인 것 같다.생각해야 할 점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단일팀이 구성되었을 때 겪게 될 우리 선수들의 상실감은 무엇으로 보상해 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는 제대로 된 실업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오직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과 열정하나로 땀과 눈물로 준비해왔다. 그들 중 적지 않은 우리 젊은이들이 엔트리 문제로박수와 환호 뒤에서 울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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