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우리의 삶을 본다

  • 입력 2018.03.08 11:5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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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믿음 좋다고, 교회 안에서 목소리 좀 높이는 직분자들이 흔히 하는 말 가운데 ‘하나님 기쁘시게 해드리면 되지 세상 눈치를 왜 봐?’ 하는 말이 있다. 세상이 뭐라 하든 내 좋을 대로 하면 된다는 식의 뉘앙스가 짙게 배어나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을듯한데, 자칫 이런 말 했다가 뺨이라도 맞지 않을까 조심스러워진다. 얘긴즉슨 우리가 지금 냉정하게 말해서 과연 하나님이 바라시는 성도다운 성도, 교회다운 교회들로 세워져가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교회 안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도 그저 ‘덕스럽지 않다(?)’는 매우 편리한 이유를 들어 가해자에는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는 되레 죄인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도들이 땀과 눈물로 기도하며 힘을 모아 새로 지은 예배당 건물이 속절없이 이단의 손에 넘어가도 책임을 지는 이가 없다.

사람의 욕심 하나 제어하지 못해 거액의 교회 재산이 공중으로 사라져도, 누군가의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교회가 둘로 갈라져도, 교권 다툼이 세상 법정으로 넘어가 설령 세상의 법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한이 있어도, 세상 법관의 조롱과 세인들의 야유를 받아도 이기면 된다는 천박한 승부정신이 과연 우리를 얼마나 성도다운 성도로, 교회다운 교회로 만들어가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사순절(四旬節)을 지나는 중에 작금의 한국교회가 염려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예수님은 과연 누구 때문에 무슨 이유로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으며 왜 십자가를 지셔야 했는가를 진실 된 마음과 생각으로 깊이 묵상하는 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죄는 인간이 지었음에도 정작 고통을 당하시고 죽기까지 벌을 받으셔야 했던 주님 앞에 우리는 조금이나마 성도다운 성도로 회복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마음에서이다.

우리는 스스로 성도답게 살아왔다고 자만할는지 모르지만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결코 그렇지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은 우리를 볼 때 반드시우리의 행실을 보고 판단하게 마련이다. 우리에게 세상의 기대를 채워주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하겠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세상을 구할 사명은 이 의무보다 더 크고 무겁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하자면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실의무가 없었음에도 지셨으며, 자신을 못 박는 군병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의무가 없음에도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 또한 의무를 넘어서는 사명의 실천을 위해 세상 앞에 성도다운 성도,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을 세우는 것이 더욱 소중함을 깨닫는 사순절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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