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책임 있는 현장의 남성들이 답해야 할 때”

  • 입력 2018.03.13 17:22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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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여성단체인 YWCA가 사회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는 ‘미투운동’(Me Too)을 적극 지지하고, 성폭력 근절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한영수)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한국YWCA회관 앞에서 ‘3.8 여성의 날 기념 YWCA 행진’을 열어 각계각층 여성들의 용기 있는 성폭력 피해고발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정수사와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재차 촉구했다.

올해 처음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3.8 여성의 날’인 이날 YWCA는 위원, 실행위원, 임원, 청년회원, 실무활동가와 서울YWCA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동거리를 행진했다.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장미와 ‘미투운동’ 동참을 뜻하는 검정색, 보라색 의상으로 성폭력 근절운동에 대한 지지 연대를 표현했다.

이날 YWCA 관계자는 “그동안 모르고 있지는 않았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들이 드러났다. 굉장히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묻혀있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그 목소리를 더 드러내고 실질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성들이 ‘위드 유(With You)’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나서줘야 한다. 또한 모든 남성들을 넘어서서 실질적으로 이 문제에 책임을 지고 있는 현장의 남성들이 대답을 해야 할 때”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여성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야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대한민국은 남성의 과다대표, 여성의 과소대표, 결국에는 이런 대표성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기존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움직여야 하고, 이 기회에 그 권력을 남성과 여성이 나눠가져야 하는 남녀 권력 균형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YWCA연합회는 2월7일 정기총회에서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피해 고발로 확산된 ‘미투운동’ 지지를 결의하고, 2월12일 성역 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전국 52개 지역YWCA와 함께 공동으로 발표한 바 있다.

통영YWCA, 광주YWCA, 청주YWCA, 수원YWCA, 고양YWCA, 부천YWCA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사회 만연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인식전환과 함께 성평등 문화 확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서울YWCA도 ‘미투운동’ 동참의 뜻으로 성폭력 가해자 윤호진 씨가 제작한 뮤지컬 ‘명성황후’ 특별공연을 취소했다.

1922년 창립해 올해로 96주년을 맞은 한국YWCA는 여성이 바로서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써왔으며 전국 52개 지역YWCA를 중심으로 10만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성평등 교육과 여성폭력추방, 여성 직업훈련과 능력개발, 돌봄서비스 사회화 지원, 탈핵캠페인과 에너지전환 정책수립, 인도적 대북지원과 평화교육, 어린이·청소년·청년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 여성인권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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