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아쉬움은 있지만

  • 입력 2018.06.21 10:3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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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결론부터 말하라 하면, 김정은의 일방적 승리였다고 말해야 옳을 것 같다. 이른바 ‘세기의 만남’으로 불린 북한과 미국의 두 정상 간의 회담을 두고 미국 국민의 52%가 만족을 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인의 입장이지 북한의 위협을 머리 위에이고 사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지 않을까 한다. 물론 6·25전쟁을 통해서 미국과 북한 두 나라 사이 또한 3년간의 전쟁을 겪었고, 지금은 다만 그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휴전의 상태라는 것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휴전협정 이후65년의 긴 세월을 북한의 위협과 도발 앞에 마음 졸이며 살아온 우리와는 많이 다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미국인들이 다수가 만족한다고 우리 또한 만족해야 할 이유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두 정상이 내놓은 공동 합의문에는‘두 나라 시민들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열망에 따라 새로운 북미 관계를 정립하기로 한다.’는 것과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전념할 것이라는 내용이 눈길을 끈다.

누가 보아도 미국과 북한두 나라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잘 지내자는 이야기이다. 이에 반기를 들거나 딴죽을 걸 나라는 없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과거의 역사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말은 빠져 있다는 점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바라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의 폐기(CVID)’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68년 전 이 땅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유엔의 깃발 아래 전 세계에서 달려와 목숨 바쳐 싸우다 먼저 간 그 숭고한 주검들 앞에 우리는 오늘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할 6월에 이제 전쟁의 세월을 끝내겠다고 하는 그 첫걸음은 그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다만,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에라도 이번의 북미정상회담으로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만 개선될 뿐 정작 우리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그런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두루뭉수리 한 북미정상회담의 공동합의문이 주는 아쉬움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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