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통합’의 길

  • 입력 2018.11.30 11:3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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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한국 교회 연합기관의 통합은 복잡하고 어렵기가 여간 아닌 것 같다. 지난 11월 16일 통합총회를 열 예정이었던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최기학 전계헌 전명구 이영훈)과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대표회장 이동석)은 이번에도 역시나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고 전해진다(본보 제707호, 2018.11.18.자 참조). 소위 말하는 보수적 성격의 연합기관이 갈라질 때는 그리도 신속하더니 통합을 하자고 해놓고서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내세우며 그 협의과정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참으로 실망스러운 것은 통합총회 직전까지 다다랐는가 싶다가도 ‘고용승계 등의 실무협의를 하지 못했다.’는 등의 매우 사소해 보이는 이유를 들어 무산이 되고 만 것이 벌써 수차례인 것으로 기억한다. 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행태 중의하나는, 어느 기관의 경우 통합총회를 협의하는 중에도 따로 자신들만의 이름으로 법인 설립 준비를 착착 진행해오고 있었다 하니 진정한 통합에는 별 뜻이 없었음을 말해주는 것 아닌가 하여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정말이지 지금과 같은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 교회의 앞날이 결코 밝아 보이지를 않는다. 염려가 되는 것은 지금과 같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외에 한교총, 한기연 등 세 기관의 힘겨루기와 대립각이 고착화되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근자에 와서 은연중에 심화되고 있는 힘겨루기와 키 재기는 결코 한국 교회의 성장에 일말의 도움이 될 리 없다. 이렇게 또 한 번 허탈한 마음으로 성탄을 기다리게는 되었으나 결코 낙심은 하지 말고 인내하며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언젠가 기구(機構)만의 껍데기 통합이 아닌 우리 모두의 마음의 통합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기다려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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