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잘 하고 있는 듯 하면서도한편으로는 잘못 사용(오용誤用)하고 있는 여러 말들 가운데 하나가 ‘섬김’이라는 말이 아닌가 한다. 어쩌면 우리사회 어느 곳보다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용어이면서도, 과연 그 말처럼 명(名)과 실(實)이 잘 들어맞느냐 하는 점을 한번쯤은 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자칫 섬김이라는 말을 잘못사용하게 되면 하나님 앞에 크게 누가되거나 우리 주님을 욕보이게 될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별히 유념해야 할 것은 교회에서지도자들을 일러 말할 때이다. 많은 성도들을 거느린(?) 소위 말하는 큰 교회 목회자들이나, 세상적으로 좀 권세가 있거나 재력을 가진 직분자들에게 존경의 뜻을 담아 붙여주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하나님이 보실 때는 분명 하나님보다 더 섬김을 받고 있는 모습일 것 같은데, 사람들이 말하기는 ‘잘 섬긴다’고 말한다면 이는 좀 냉정하게 따져 보아야 할 일이다. 글자 그대로 ‘섬김’이란 철저한 봉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론상으로만 보더라도 그렇다. 조직 구성원의 의견이나 요구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傾聽),예수님처럼 “자기를 비워 종의 모습으로까지 낮아진 자세로 섬기는(빌립보서 2:7)” 것이 진정한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아닌가 한다. 그러함에도 하나님 앞에 해야 할 ‘절대헌신’을 교회 지도자들 앞에 하는 것이 마땅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이제 좀 고쳐져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한다. 부디 바라건대는 이참에 한국교회의 지도자들 스스로 나는 혹시 우리 교회에서 섬기는 지도자인지, 아니면 섬김을 받고 있는 지도자는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보는 지혜를 발휘하는 의미 있는 사순절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