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16)

  • 입력 2019.07.18 09:45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수 목사.jpg

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고스 섬(Κως, Cos)

고스섬은 기원전 460년 경, 의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히포크라테스의 출생지로, 도데카니아제도(에게 해에 위치한 12개의 큰 섬과 약 150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 가운데 하나이다. 지리적으로 이 섬은 에게 해의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기원전 5세기 경 히포크라테스는 의학을 연구하는 학교를 고스 섬에 세우고 후진을 양성하였다고 전한다. 고스시에는 지금도 히포크라테스가 당시 나무 아래서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전해지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 된 프라타너스 나무가 있어 방문객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게 한다. 한편, 고스섬의 명칭은 최초의 서사시인 호머가 쓴 일리아드란 작품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트로이 전쟁사를 기록한 호머는 고스인들이 그리스인들 편에서 트로이군과 싸웠다고 전한다. 또한 섬 주변에는 로도스섬과 밧모섬 등이 자리 잡고 있고, 섬의 위치가 그리스 본토보다 터어키 남쪽 아나톨리아 남서쪽 해안(헬라시대의 가리아 지역)에 인접하고 있어 한 때 그곳에 거주하던 가리아인들이 고스섬을 정복하여 지배하였다. 하지만 이후 기원전 11세기에 그리스쪽에 살던 도리아인들이 이들을 몰아내고 섬의 주인이 되었다.

한편, 로마 제국이 통치하던 글라우디우스 황제 때는 고스섬은 자치도시로서 황제의 주치의인 ‘고안’의 제안으로 이곳에 사는 주민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었다고 전한다. 세월이 지나 이 섬은 로마의 패망 후에는 오스만 터키 제국에 지배를 받아오다가 제2차 세계대전에 이탈리아가패전한 후 해외에 있는 식민지를 모두 포기함에 따라 1947년 독립을 얻게 되었다. 고스섬은 지중해성 기후로 고대로부터 올리브, 포도, 아몬드와 감귤이 유명하고 토양이 비옥하여 밀과 채소, 직물의 생산지로도 잘 알려져 있고 섬 중앙으로 가는 길에는 올리브와 포도밭이 있는 산간 마을이 있는 해발 875m의 오로메돈 산이 있는데, 섬 전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풍광과 함께 비쟌틴 시대의 유적을 볼 수 있다. 현재 이 섬에 거주하는 사람은 약 3만 여명으로 주민들은 다수가 고스시에 거주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3차 선교 여행을 마친 후 예루살렘으로 오던 중에 드로아에서 에베소 장로들과 작별을 한 후에 배를 타고 고스로 가서 이튿날 로도스 섬을 거쳐 바다라로 향하였다.

1 우리가 그들을 작별하고 배를 타고 바로 고스로 가서 이튿날 로도에 이르러 거기서부터 바다라로 가서(행 21:1)

고스섬을 방문하면 크고 오래된 고대시장에 유독 눈길이 간다. 시장은 북쪽에서 시작하여 도시의 중심인 데큐마누스(Decumanus) 도로를 관통하여 남쪽까지 이어져 있다. 긴 직 사각형 모양을 한 오래된 고대 시장은 기원전 2세기 초에 만들어져 규모가 폭 약 50m, 길이가 무려 300m나 되는 큰 시장이다. 도시의 한 복판에는 당시 시장이 무역과 행정의 중심지로 복합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고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69년 이곳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인하여 당시에 세워진 건물을 볼 수 없다고 하니 아쉬운 감이 든다. 비쟌틴 제국 시대에 고스섬은 종교적으로 큰 역할을 하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주교좌가 있었던 곳으로 325년 제1차 니케아 종교회의가 열리자 이곳에서 활동하던 주교인 멜리프론(Meliphron)이 멀리 니케아 종교회의에 참석하였다고 전하니 비쟌틴 제국 내에서 이 섬이 갖는 종교적인 위치를 짐작해 볼 수 있다.한편, 항구 북쪽 입구에는 14세기에 세워진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를 만나게 된다.

이는 예루살렘 성지를 탈환하고자 한 성 요한의 기사단(Order of Saint John)에 의해 만들어진 견고한 성벽으로 알려져 있고, 시장 남쪽 끝자락에는 로마시대의 돔 건축양식을 한 둥근 모양을 한건물이 있다. 한 때 이곳에서 일하던 장인들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전통적으로 알려진 청동으로 만든 코인과 보석, 그리고 로마 시대의 청동상 등이 이곳에서 제조되었다고 전한다. 또한 시장 서쪽에는 당시 고스섬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려왔던 맹수들의 싸움을 묘사한 돌로 된 모자이크가 바닥에 깔린 방들이 발굴되어 과거 이 섬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엿볼 수 있다.고스시에는 히포크라테스의 박물관과 연구소가 있고 연구소 바로 가까이에는 헬라시대에 의료의 신으로 알려진 아스클레비온(Asklepieion)의 유물과 그곳에서 히포크라테스에게 의술을 가르쳤다고 알려진 헤로디커스(Herodicus)의 유물이 남아있어 흥미를 끈다.

당시 헤로디커스는 건강을 위해 사람들에게 허브와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 마사지와 다이어트를 추천하였는데, 이곳주민들은 아직도 현대 의학에 많은 기여를 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제 우리 일행은 고스섬에 방문한 사도 바울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그리스 정교회에 속한교회를 방문하였다. 교회 입구에는 사도 바울의 초상화 모습을 한 모자이크로 된 성화가 퍽 인상적이다. 호수처럼 고요한 그의 눈망울과 함께 강인한 믿음을 한 그의 얼굴 모습이 마치 금방이라도 나와 속히 로마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여, 우리 일행은 큰 감동을 느끼면서 다시금 느슨해진 복음전도의 사명을 다짐하면서 이곳을 떠났다.   <계속>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