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항아리

  • 입력 2019.07.18 13:4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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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욱 목사(예정교회) 

요한복음 2장 2~11절

2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3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4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5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6거기에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 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7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8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9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10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11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항아리는 아래위가 좁고 배가 불룩 나온 오지그릇, 즉 붉은 진흙으로 만든 도자기를 말합니다. 항아리는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1년 양식인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그는 용도로 쓰일 뿐 아니라 쌀이나 잡곡을 저장하는 용도로도 쓰였습니다. 즉, 항아리는 무엇인가를 담는 용기입니다. 같은 항아리라도 어떤 용도로 쓰이느냐에 따라 품격이 달라집니다. 허드레를 담을 수 있는 값싼 항아리에서부터 아주 귀중한 물건을 담는 달 항아리까지 가격도 다양합니다. 어떤 항아리는 귀중하게 여겨 국보로 선정되기까지 합니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흙으로 빚었지만 어떤 모습으로 쓰임 받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개도 주인을 잘못만나면 거리로 내몰려 유기견이 되지만, 주인을 잘 만나면 사람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치 없는 항아리는 푸대접을 받지만 가치 있는 항아리는 먼지라도 묻을까 닦고 또 닦으며 소중히 여김 받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하나님께 쓰임 받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상징적인 비유로 본문 말씀에 나오는 항아리 사건을 통해 우리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간이 베푸는 예식 중에서 가장 기쁜 예식이 결혼 예식입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에서는 예식이 끝나고 난 후에도 피로연 잔치를 며칠씩 계속하며 축제를 벌입니다. 그럴 때 주인은 항아리마다 무엇인가를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항아리가 가장 아름답고 빛날 때는 그 속에 담겨야 할 내용물이 가득 담겨 있을 때입니다. 항아리 속에 내용물이 담겨 있지 않으면 소리만 요란할 뿐 아니라 쉽게 깨져 버려집니다. 길가에 버려진 빈 항아리들을 보면 대부분 깨진 항아리입니다. 깨진 항아리는 아무것도 담을 수 없기에 버림받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신앙의 항아리가 혹시 깨지지는 않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내 신앙의 항아리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생각하면서 채워야 합니다. 신앙의 항아리에는 먼저 ‘기쁨’이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합니다. 잔칫날 항아리의 포도주가 떨어졌다가는 낭패를 당하고 기쁨이 사라집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쁨입니다. 기쁨을 잃어버리면 신앙생활에서 낭패를 당합니다.

사람들이 기독교를 피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기독교를 금욕적인 종교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금욕적인 종교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는 금식하라고 하셨지만,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금식하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본심은 이 아름다운 자연과 우주 만물을 우리에게 주셔서 누리게 하는 데 있습니다. 온 우주 만물을 누리되 우리는 단지 피조물임을 명심하고 하나님을 찬미하면서 누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참 기쁨과 즐거움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세상의 쾌락이 아닌 예수님 안에서 참 자유와 기쁨과 행복을 누리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본문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어머니와 제자들과 함께 가나의 혼인 잔치에 참석하셨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뜻하지 않게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져서 낭패를 당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 해결사 역할을 하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이 사건이 주는 영적인 메시지는 이런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가 뜻하지 않은 상황이 생겨서 낭패를 당할 때가 있지만, 그때 해결사 역할을 하실 분이 예수님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 항아리에는 예수로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합니다. 빌립보서 4장 4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예수 믿는 사람들의 외적인 표적은 기쁨입니다. 만일 기쁨을 잃어버리고 우울한 삶을 산다면 이것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과 같은 비상사태입니다. 신앙의 점검 기준은 기쁨입니다. 나의 기쁨의 눈금을 살펴보고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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