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동 행복도 OECD 국가 중 꼴찌, 3명 중 2명 “스트레스 받아”

  • 입력 2020.05.04 13:45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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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도 혼자 해결, 스마트폰 과의존·‘야동 시청’ 등 일탈로 이어져

교회-아동-부모 모두 껴안는 삼각 시스템의 원활한 운영 필요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고, 생활 속 거리두기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5월 가정의 달을 맞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우리나라 아동 관련 데이터를 취합하고, 한국교회가 교회학교 학생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교육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우리나라 11세, 13세, 15세 아동들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6.6점으로, OECD 27개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7개국 평균 점수는 7.6점인데 비해 1점 가까이 낮은 점수이며, 우리나라와 터키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7점대를 기록했다.

특히 초등학생보다는 중고생에게서 행복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가정의 소득이 낮을수록, 한부모 또는 조손가정일수록 더 낮은 행복도를 보였다. 중위소득 150% 이상인 가정의 아동은 6.9%의 행복도를 보인 반면, 중위소득 50% 미만인 가정 아동은 6.0의 행복도를 보였다. 한부모·조손가정 아동 역시 양부모 가정 아동의 행복도 6.6%에 비해 1점 낮은 5.6%로 집계됐다.

이처럼 한국의 아동들이 행복하지 않은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이유는 ‘시간이 부족해서’(70%) 였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동들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학교’(28%), ‘학원’(23%), ‘자기 학습’(20%) 등으로 인해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 아동 3명중 2명인 65%는 평소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도 절반 가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그 이유는 ‘숙제나 시험 때문에’(64%)가 가장 높고, ‘성적 때문에 부모로부터’(56%), ‘부모의 지나친 간섭’(40%), ‘부모와 의견 충돌’(3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38%의 아동들은 학원과 야간 자율학습등으로 인해 ‘잠이 부족하다’고 응답했으며, ‘원하는 걸 하지 못하고 산다는 상실감’을 느끼는 아동도 있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아동들의 3~40%가 부모로부터 단단한 물건으로 맞은 경험이 있으며, 내동댕이 치거나 밀쳐 넘어뜨림을 당한 경우로 11%나 됐다. 정서 학대 관련, 두고가거나 버리고 가겠다고 위협 받은 경우가 28%, 욕을 하거나 저주의 말을 들은 경우도 14%로 나타났다.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들은 아동의 일탈행위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 1년간 성인용 동영상을 봤다는 초등학생은 20%, 중학생과 고등학생도 각각 42%와 53%가 성인용 동영상을 봤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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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한국 아동의 3명중 1명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학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가족과 다투는 등 사회적 관계에서 갈등마저 초래하고 있는 것.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 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도 20%를 웃돌아 충격을 더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은 가정과 사회의 미래라고도 한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사회의 아동과 청소년들은 공부 때문에, 부모 때문에 아파하고, 병들고, 심지어 자살 충동마저 느끼고 있다. 자녀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행동이 오히려 그들을 행복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역설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동들의 고민거리 상담 대상은 ‘친구·동료’가 44%로 1위, 부모는 34%로 뒤이었다.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고 스스로 해결한다고 응답한 아동들이 14%에 달했으며, 스승에게 상담한다는 아동은 2%에 그쳤다. 절반 정도의 아동들이 자신의 고민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한국사회는 자녀들만 아플까? 부모들도 성공하지 못하면 뒤처지는 아픈 현실 앞에 어쩔 수 없이 ‘성공주의’에 입각해 자녀들을 양육하고 있는지 모른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우리의 자녀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부모에 대한 치유부터 시작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먼저 부모가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올바른 성경적 가치관, 기독교적 세계관을 부모가 배워야 자녀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부모 노릇하기’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부모세대들의 치유와 회복은 누가 감당해야 할까. 바로 한국교회의 사명이자 과업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연구소는 “교회가 부모를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무장된 교회학교 교사로 훈련시켜야만 자녀들도 행복해지고, 한국교회와 한국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며 “가정의 달을 맞아 교회-가정-자녀의 삼각 시스템을 어떻게 원활하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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