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동안 생명 살린 전화 105만 통

  • 입력 2020.09.01 14:28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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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생명의전화 상담부스에서 위로가 필요한 이들의 전화를 받아준 자원봉사자들.

한국 최초의 전화상담기관인 한국생명의전화가 9월1일, 창립 44주년을 맞이했다. 생명의전화는 이를 기념하여 자원봉사자, 후원자를 대상으로 제44주년 기념 인쇄물을 제작, 배포했다. 매년 창립기념식을 열어 장기간 상담에 임한 상담봉사원을 표창하고 격려해왔으나 올해는 수상자의 인터뷰와 사진이 담긴 인쇄물로 이를 대신한 것.

이 기념 인쇄물에는 전화상담 40주년을 맞이한 박주선 상담봉사원을 비롯해 장기 봉사자 37명이 소개됐다. 특히 올해 누적 봉사시간 4500시간을 돌파해 표창을 받는 이시종 상담봉사원은 ”1977년 시작해 꾸준히 하다 보니 4500시간이 됐을 뿐 특별한 일은 아니“라며 ”내 상담에 위로받는 누군가를 위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상담 부스에 앉아 전화를 기다리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은 ”생명의전화가 삶의 위기를 겪는 사람의 얼굴 없는 친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자비로 교육받아 대가 없이 상담을 제공하는 상담봉사원이 있기 때문“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 44년 동안 365일 24시간, 전화상담 부스에는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상담봉사원이 있었다. 올해까지 양성교육에 참가해 전문 상담원 교육을 수료한 인원은 4387명. 1976년 9월1일 정오에 울린 첫 전화 이후로 지금까지 누적 전화상담은 105만 건을 넘어섰다.(서울센터, 2020년 7월31일 기준 105만1021건)

44년간의 상담 내용을 들여다보면 당시를 살아온 사람들의 고민과 아픔이 그대로 담겨있다. ”생명의전화 상담사례를 보면 그 시대가 보인다“고 할 정도. 44년 전체 기간을 살펴보았을 때 가족관계와 인간관계 문제를 호소하는 상담이 6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정신건강, 성 문제, 사회적응, 성격 문제, 신체 건강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심리·경제적 고통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거리두기’가 미덕이 되며 느슨해진 사회적 관계망은 자살률 상승으로 이어질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생명의전화 이성희 이사장은 기념 인쇄물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느 때보다 비대면으로 주어지는 도움이 더욱 중요해졌다. 앞으로도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명의전화의 역할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한국생명의전화는 전국 중학교와 소방재난본부, 법무부, 기업 등에서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누적 인원 34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1973개 중학교에 33만4315명이 참여하여 대한민국 중학생 4명 중 1명은 이 교육에 참여한 셈이다.

 

또한 전국민을 대상으로 자살 인식개선 캠페인 ‘생명사랑 밤길걷기’를 펼치고 있다. 매년 세계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맞아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해질녘서 동틀 때까지 함께 걷는다. 지금까지 3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 14년간 29만4000여 명이 생명을 살리기 위한 소중한 걸음에 함께 했다. 올해는 9월12일, 비대면 라이브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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