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2400만 북한 동포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 입력 2018.03.13 15:41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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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북한 관련 자료가 저장된 외장하드를 무심코 소지한 채로 북한에 방문했다가 반공화국 적대행위자로 몰려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케네스 배 선교사. 2년이 넘는 735일 간 억류됐다가 2014년 11월8일 기적처럼 석방된 그가 2년여의 영적 재충전을 가진 뒤 국제 NGO단체 ‘느헤미야 글로벌이니셔티브(이하 NGI)’를 설립했다.

2016년 미국에서 설립된 NGI는 지난해 10월 서울에도 사역본부를 설립하고 이를 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NGI는 2400만 북한주민들을 기억하고, 탈북난민들을 구출하며, 그들을 영적·육적으로 회복시킴과 동시에 그들이 다시 세워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억(Remember), 구출(Rescue), 회복(Restore), 다시세움(Rebuild)을 사역기치로 세운 NGI는 온 열방이 함께 북한을 위해 기도하자는 취지에서 ‘느헤미야 100만 기도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 느헤미야 커뮤니티센터에서 느헤미야기도회를 열고 있다. 또한 통일 이후 30일 이내에 북한주민들에게 100만권의 성경을 전달하는 ‘느헤미야 100만권 성경제작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탈북난민 구출, 북한주민 식량지원, 중국 현지 탈북고아 양육, 탈북민 학생 영어학교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NGI. 이들의 사역이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는 바로 전 세계가 기억하고 있는 화제의 인물 케네스 배 선교사가 있다. 서울 구로구에 소재한 NGI 서울사역본부에서 대표 케네스 배 선교사를 만나 그가 하나님과 함께 그리는 큰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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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I가 설립되기까지…오직 기도만이 역사 일으켜

케네스 배 선교사는 미국에서 NGI를 설립하던 2016년, 북한 억류 735일을 집약해 저서 ‘잊지 않았다’를 한·미 동시 발행한 바 있다. 책에서 그는 “하나님은 북한의 2400만 동포들을 잊지 않고 계신다. 주님이 ‘내가 너를 잊지 않았듯이 그들을 잊지 않고 있다’고 하셨다”며 “이 책을 통해서 잊힌 북한 동포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함께 서서 기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가 NGI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여기에 있다.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당시 그는 주님께 여쭈었다. “주님, 이 과정이 끝나면 무엇을 하시려고 제가 여기 있습니까?” 텅 빈 방 한 가운데 세워져 몇 시간 동안 부동자세로 취조 받던 그에게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왼손이 따뜻해지면서 금가루 같은 것이 반짝거리고, 그 온기가 팔로 옮겨가 오른손까지 따뜻해졌던 것.

이후 그는 “네 모든 염려를 내게 맡기라. 이 일을 통해 그 누구도 해함을 당하지 않을 것이고, 이 일을 통해 할 일이 있다. 네가 정금같이 나오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러나 혼자 생활한 2년여 억류기간은 매 순간이 결코 녹록치 않은 고난의 고비였다. 그는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강제노역을 하고, 주일에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북한 중앙방송 한 개의 채널만 나오는 텔레비전을 강제로 시청하는 등 교화를 당했다. 처음 3개월 동안 몸무게가 27kg이 빠졌고, 영양실조로 골다공증이 생기는 등 극심한 고난 속에 있었다.

억류 후반부, 그는 다시 주님께 여쭈었다. “How long? 언제에나 이 고난을 멈추시겠습니까?” 케네스 배 선교사는 “그 때 주님은 제게 ‘이 고난이 너에게는 유익이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가 너와 함께한다’고 반복적으로 말씀해주셨다. 돌아보면 당시 그런 고난이 없었으면 제가 주님을 바라볼 수도, 신뢰할 수도 없었고,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순종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이런 일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가 풀려나기까지의 과정도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석방되기 약 9개월 전인 2014년 2월, 케네스 배 선교사를 위해 기도하던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마음이 움직였고, 9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사면 권한이 있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도 움직였다. 곧 그의 명의로 된 특별사면 명령이 떨어졌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제가 무사히 집에 돌아왔을 때 저를 격려하는 내용의 편지가 450여 통 와 있었고, 17만 명이 서명운동을 벌인 것을 알게 됐으며, 전 세계 수십만이 저를 위해 기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느헤미야가 울며 기도했을 때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 역사가 일어났듯이 오직 기도만이 역사를 일으킨다”고 고백했다.

돌아온 그에게 주님은 “내가 그들의 눈물을 보고, 그들의 탄식을 들었다. 내가 그들을 회복시킬 것이다. 너는 가서 전하라. 내가 너에게 행한 큰일을 전하라”고 다시금 사명을 부여하셨다. 억류 735일의 기억을 되살리는 일은 그에게 어려움의 연속이었으나, 하나님의 역사를 증거 하기 위해 그는 펜을 들고 가감 없이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의 기도는 “나를 사용해 주세요”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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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GI 대표 케네스 배 선교사
 

“우리는 북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 탈북자 인권 실태 ‘심각’

1985년 도미해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케네스 배 선교사는 억류되던 당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세워 운영했었다. 18번 정도 북한을 방문했던 베테랑 북한 전문가였지만, 2년여 수감생활을 해 보니 실제 북한은 아는 것과는 달랐다. 그는 “예전엔 북한에 대해 너무 몰랐다. 직접 살아보니 북한의 현실을 많이 알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가 크게 우려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부분은 탈북난민 문제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현재 3만1500여 탈북민이 존재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북한에 돌아가는 분들도 있고, 많은 탈북민들이 중국 브로커에 의해 팔려가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NGI는 연변을 넘어 내몽고까지 팔려가는 탈북여성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고자 발로 뛰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3000명 이상 구출한 전문 사역자와 협력하여 한 달에 30명을 목표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더불어 탈북여성들이 아이를 낳고도 중국 공안에 잡혀 북송되는 실정 속에 3~4만을 육박하고 있는 고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J-House’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북한의 회복과 재건 위한 ‘느헤미야 북한선교아카데미’ 개설

NGI는 본격적으로 북한주민과 탈북민을 섬기기 위한 전문 사역자 양성을 위해 ‘느헤미야 북한선교아카데미’를 개설하고 1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한국교계 및 사회에 북한선교를 위한 아카데미와 북한학 강좌가 마련돼 있으나, 느헤미야 북한선교아카데미는 통일 이후 북한 재건에 실질적으로 힘쓰기 위한 300명의 선교 사역자를 양성하기 위한 아카데미로 차별점을 두었다. 북한선교 아카데미에 예수전도단 제자훈련학교를 접목시켜 영성·제자훈련 등 예수 제자의 기본적 소양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과 중국, 몽골, 태국 등을 오가며 사역해 온 북한 전문 사역자들과 교장을 맡은 케네스 배 선교사가 강사진으로 참여해 북한 현장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할 계획이다. 또한 북한 인권상황과 더불어 언어, 문화, 장마당 경제 등 북한 선교를 하기에 앞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또한 탈북민들과의 직접만남을 통해 그들의 실제 경험담을 듣고 함께 나누는 시간들도 마련돼 있다. 아카데미를 수료하면 NGI가 준비하는 국내외 북한선교 현장 단기선교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2018년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며, 통일을 여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한을 품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 전문 사역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느헤미야 북한선교아카데미가 그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배 선교사는 덧붙여 “꼭 목사, 선교사가 아니더라도 통일이 되었을 때 교회, 학교, 병원, 고아원 등 북한사회 각 영역으로 들어가 주님의 증인이 되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며 “북한이 회복되고 하나님나라로 재건되는 것을 소망하는 많은 이들이 지원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느헤미야 북한선교아카데미는 북한선교 관심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강의료는 30만원이다. 3월24일부터 6월9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12주간 서울 양재동 느헤미야 커뮤니티센터(고서울플레이스)에서 진행된다.

탈북민에게는 선착순 10명까지 전액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며, 신청은 느헤미야 글로벌이니셔티브 홈페이지(ngikorea.org)에서 가능하다. 특히 케네스 배 선교사가 진행하는 3월24일 첫 강의는 오픈되어 누구든지 무료 수강할 수 있다.

이외에도 NGI는 하루 천 원씩 한 달에 3만원을 후원해 기적을 만드는 후원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안에 1000명 후원회원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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