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종단 성명서 발표 “문재인 정부, 약속과 법 나몰라”

  • 입력 2019.09.16 09:0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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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 10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시점에 발표된 성명서는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부당해고, 인권유린 사태의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먼저 3개 종단은 성명을 통해 “현대기아자 노동자들은 이미 현대기아차에서 행해지는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었음을 법원을 통해 10차례 이상 확인 받았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사측은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있으며, 노동부는 사태 해결을 약속했음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 역시 지난 8월 29일, 대법원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해야 할 공공기관인 한국도로공사는 이를 제대로 이행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아 이에 항의하기 위해 명절을 앞둔 상황에서 본사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전제했다.

이들은 “법은 이미 이들에게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명예를 회복시켜주었음에도 기아현대자동차 사측과 한국도로공사, 그리고 노동부는 법적 판단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과 아픔만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의 약속 뿐만 아니라 법원의 판결마저도 모른 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운데 현대기아차 노동자들과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용노동청 앞에서,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길거리에서 참담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3개 종단은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무엇입니까? 현 정부가 말하는 노동존중 사회 구현이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유독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법원의 판결이 지켜지지 않고 존중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국가와 정부가 보여야할 올바른 모습입니까?”라고 물으며 “국민을 존경하고 섬기겠다는 정부가 어찌 성실하게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평범한 노동자들에게 이리도 잔인할 수 있는지” 대답을 요구했다.

이어 단식 44일째를 맞는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이 법원의 판결대로 일터로 돌아가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즉각 조치를 취할 것, 어쩔 수 없다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오래도록 기다려온 법원의 판결이 존중받고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상생과 공존, 희망의 길을 찾고 시행해 나갈 것,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을 향한 물리력 행사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 등을 촉구했다.

3개 종단은 “우리 종교인들은 현 시국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도덕과 윤리, 양심과 신앙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하며 깊은 사랑과 연대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금의 이 사태를 즉각 해결할 것을 다시 한번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촉구하며 힘없는 약자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종교인의 소명을 항구히 수행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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