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불거진 ‘남침용 땅굴’설

  • 입력 2014.11.06 12:47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자에 서울 송파지역에서 잇따라 발견된 싱크홀을 두고 불편한 소리들이 적지 않게 들려오는 것 같다. 현실론적으로 볼 때는 지하철 공사를 하는 모 건설회사의 부실한시공과 그 뒤처리에 초점을 맞추는 눈치이나, 또 하나 요 근래 좀 잠잠하나 싶었던 이른바 북한이 만들었다는 남침용 땅굴설(說)이 문제이다. 얼마나 사실과 가까운 얘기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싱크홀이 과연 북한이 파 내려온 남침용 땅굴과 관련이 있느냐 하는 것은 일단 명확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이 문제를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이유는 남침땅굴과 관련한의구심을 나타내거나 더 나아가 남침용 땅굴이 다수 존재한다는 식의 확고한 주장을 펴는 이들 대부분이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기억하건대 약 10여 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들고 나와 전국의 교회를 돌며 간증집회를 하였던 아무개 목사가 한 때 제법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일이 있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으나 그 이후로 흐지부지 기억에서 사라졌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 ‘남침땅굴위기알림’이라는 단체의 출범식이 장성(將星) 출신의 어느 장로의 주도 하에 있었다는 소식이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모양이다. 설사 ‘남침용 땅굴’이 진실이 아닌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난다 할지라도 우리가 거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이번에 출범한 ‘남침땅굴위기알림’을 주도한 한(韓) 아무개 장로를 초청하여 간증집회를 여는 교회가 더러 있다는데, 궁금한 것은 집회를 여는 교회 측의 의도가 무엇이냐 하는 것과 집회에 참석한 교인들의 판단은 과연 어떠했느냐 하는 점이다.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직 정부 차원에서 확인을 해준 일조차 없는 한 개인의 간증 하나로 가뜩이나 세상으로부터 ‘보수꼴통’이라는 듣기 불편한말을 듣는 한국 교회가 이제는 안보까지 팔아(?)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려 한다는 지탄이나 받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말이다. 청하건대 명색이 교회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는 인사라면 적어도 이런 중대한 사안에 있어서만큼은 정부나 군(軍)과 같은 책임 있는 기관의 확인이 있은 후에 신앙과 연계한 간증집회를 열었으면 한다.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보다는 오히려 세상과 똑같이 ‘치고 빠지는’ 식이 되거나 ‘아니면 말고’ 식으로 흐르는 인상을 주어서는 세상의 신뢰를 얻기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기를 바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