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 입력 2020.07.30 11:0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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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환 목사.jpg

조예환 목사(갈보리교회)

[프로필]

▣ 총회부흥사회 대표회장 역임

▣ 한국기독교영풍회 대표회장 역임

▣ 부천 세이레기도원 원장

 

신학교를 다니면서 나는 정말 설교가 하고 싶었다. 그런데 설교할 수 있는 기회는 잘 주어지지 않았다. 주일학교에서 봉사하고 있었지만 섬기던 교회에 신학생이 많아서 한 달에 한번 꼴도 잘 기회가 오지 않았다. 지금은 녹음해서 들을 수도 있고 방법이 많지만 방 한 칸에 온 가족이 모여 사는 가난한 살림에 집에서 설교 준비할 여건도 되지 못했다. 그 당시 내가 살던 동네는 서울이나 변두리여서 큰 논밭이 많았다. 나는 밤이면 논으로 나가서 아무도 없는 논두렁에 서서 벼들을 향해 설교를 하는 것이 일과였다. 내 설교를 들으며 벼들은 날마다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주인이 와서 밤마다 내가 설교하는 통에 벼들이 잠을 설치면 제대로 영글 수가 없다고 제발 논바닥에 와서 소리 지르지 말라고 하였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장소를 피해가며 밤마다 논으로 밭으로 나가서 설교를 했다. 노회에서 주일학교 연합회 어린이 부흥회를 하게 되었다는 공문이 와서 우리교회도 아이들을 데리고 참석을했다.

준비 찬송을 하면서 예배를 기다리는데 강사님이 오시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이 왔다. 당장 시간은 다되었고 누군가가 대신 설교를 해야 했는데 각 교회목사님들도 많이 계셨지만 어린이 부흥회가 쉬운 일이 아니라며 갑자기는 못한다고 다들 사양하시는 것이었다. 누가 설교를 할 것이냐는 문제로 서로서로 미루는 상황이 되다보니 신학생인 나에게까지 설교할 수 있겠냐고 물으시는 것이었다. 나는 가슴으로 쾌재를 부르며“네… 할 사람이 없으면 제가 할까요?…” 하였다. 당시 내가 섬기던 교회의 아동부 아이들은 어찌나 자유롭고 산만한지 예배시간이면 아이들은 의자 밑으로 기어 다니기 놀이를 한다던지, 설교자 보다 더 떠들어서 교사들이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해 난리도 아닌 상황이었다. 담임목사님이 꼭 마칠 때 축도를 해주러오셨는데 목사님이 축도를 하시면 전체 아이들은 목사님을 향해 손을 들고 같이 축도를 하는 개구쟁이들이었다. 몇 명 그 분위기를 주도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도데체가 예배분위기가 잡히지가 않았다.

그때 신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설교를 하였는데 이상하게 내 차례가 되면 200명 되는 아이들이 내 설교에 빠져서 조용히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다들 그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비법을물었다. 비법이 무엇이 있을까? 기도뿐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 나는 정말 돈이 없어도 굶었지만 거의 대부분 설교가 있을 때는 금식을 했고 밤마다 산기도를 가서 철야를 했기 때문에 그 영적 힘에 아이들이 몰두하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노회 어린이 부흥회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일을 통해 나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는 것이구나 하는 것이다. 기회가 온 다음에 준비를 하는 것은 이미 늦다.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위해자신을 가꾸고 준비하고 있으면 하나님은 기회를 주시고 사용해 주신다. 그러나 아무리 꿈을 크게 가져도 내가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하나님은 기회를 주실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기회가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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