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적인 만남, 영적인 만남

  • 입력 2021.02.25 15:4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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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사람들과의 만남은 상대방이 좋아서, 또는 만남으로 유익이 있음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만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좋은 일이 있을 때 기쁨을 나누고 함께 즐기려고 만나자고 합니다. 이렇듯 사람들과의 만남은 좋을 때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하나님과의 만남은 이와 반대입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없이 삽니다. 그러다가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무시하고 까맣게 잊고 살던 하나님을 찾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성경에서 수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바울은 이것을 접붙임, 즉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지 얼마가 꺾이었는데 돌감람나무인 네가 그들 중에 접붙임이 되어 참감람나무 뿌리의 액을 함께 받는 자가 되었은즉 그 가지들을 향하여 자랑하지 말라 자랑할지라도 네가 뿌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요 뿌리가 너를 보전하는 것이니라”(롬 11:17-18). 바울이 사용하고 있는 비유는 상식적으로 볼 때 상당히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돌감람나무 가지가 참감람나무에 접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참감람나무가지가 돌감람나무에 접붙여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돌감람나무는 야생에서 자라는 천덕꾸러기 같은 나무라서 튼튼하고 병충해가 적습니다. 반면에 참감람나무는 병충해가 심하고 돌감람나무처럼 튼튼하지 못하지만, 좋은 열매를 맺어 사람들에게 많은 유익을 줍니다. 그래서 좋은 열매를 맺히는 참감람나무 가지를 튼튼한 돌감람나무에 접붙이게 되면 두 나무 간의 장점이 합해진 참감람나무가 됩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의 비유는 일반적인 접붙임과는 거꾸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이 왜 이런 비유를 하고 있는지 의도를 알면 바울의 말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바울의 이 비유의 목적은 이방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에게 내린 일종의 경고였습니다. 이방인으로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영광에 처해졌으니 교만하거나 자랑하지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바울의 뜻이 들어있는데 “그것은 그들은 믿지 아니하므로 꺾였다.”라는 말입니다. 그들이란 참감람나무 가지들입니다. 참감람나무 가지들이라도 믿지 않음으로써 꺾여서 버림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옳도다 그들은 믿지 아니하므로 꺾이고 너는 믿으므로 섰느니라 높은 마음을 품지 말고 도리어 두려워하라 하나님이 원 가지들도 아끼지 아니하셨은즉 너도 아끼지 아니하시리라”(롬 11:20~21) 더 나아가서 바울은 비유의 초점을 뿌리에 맞추고 있습니다.

참감람나무의 뿌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지체인 가지들은 원줄기에서 꺾여서는 안 됩니다. 한편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기 위해서 돌감람나무들은 참감람나무에 접붙임을 받아서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야 합니다. 접붙임을 받은 일은 일단 잘리는 고통이수반됩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서 나를 부인하고 세상을 부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려움을 겪지 않고 하나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십자가에 접붙임을 받고 그리스도와 연합한 사람들은 참감람나무의 뿌리로부터 그 진액을 공급받고 새 생명의 풍성한 삶을 살게 됩니다. 사람은 나의 유익을 위해 나에다 다른 것들을 접붙이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방법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가 그리스도에 접붙혀지는 것입니다. 가지가 잘리면 죽은 것입니다. 그러나 접 붙혀지면 다시 삽니다. 육으로 죽으면 영으로 다시 삽니다. 지금 우리는 어려움 속에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괴롭고 힘들겠지만, 영적으로는 기회입니다.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보라 지금은 은혜받을 만한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 지금이야말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고, 그리스도에게 접붙임을 받아 새로워져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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