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민 칼럼] 하늘을 나는 까만 풍선(1)

  • 입력 2021.09.18 09:2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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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목사 (소망전원교회)

풍선장수가 예쁜 풍선에 질소를 넣어 하늘로 날려 보냈습니다. 하늘 높이 올라가는 풍선을 발견한 아이들은 풍선을 사달라고 졸라서 엄마 아빠를 풍선장수가 있는 곳으로 끌고왔습니다. 몰려온 사람들이 풍선을 사서 떠나가면 풍선 파는 아저씨는 다시 하늘 높이 풍선을 올려보냅니다. 그러면 무심코 지나던 사람들이 날아가는 풍선을 보고 몰려와서 풍선을 사갑니다. 손님이 떨어질 때마다 하늘로 풍선을 날리는 모습을 보고 있던 까만 얼굴의 아이가 풍선장수에게 다가와서 물었습니다. “아저씨! 까만 풍선도 하늘로 날아갈 수 있어요?” 아이는 까만 피부로 인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피부색과 같은 까만색도 하늘로 날아가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풍선장수가 빨강, 노랑, 파랑, 분홍색은 번갈아 날렸지만, 까만색은 날리지 않자 다가와서 물어본 것입니다. 풍선장수 아저씨는 왜 아이가 그렇게 물어보는지를 알아챘습니다. 그리고는 까만 풍선에 질소를 넣고 하늘 높이 날려 보냈습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까만 풍선을 바라본 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아이에게 풍선장수가 말했습니다. “풍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이유는 색깔 때문이 아니라 풍선 안에 담긴 질소 때문이야! 사람도 생긴 모양보다 마음속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가 더 중요한 거야!” 아이가 풍선장수의 말을 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늘 높이 날아가는 까만 풍선을 보며 아이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성도의 원래 색깔은 까만색입니다.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적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흘기는 눈과 훼방과 교만 같은 것들이 마음속에 가득합니다. 인형처럼 귀여운 아이에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까지 어떠한 사람도 예외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우리를 하나님은 성도라고 부르십니다. 거룩하지 못한 사람을 거룩하다고 불러 주십니다. 그래서 가끔 우리는 원래부터 거룩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래서 깨끗한 척, 예쁜 척, 아름다운 척, 잘난 척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의 성질이 나오면 누구나 한순간에 천하의 건달이 되고 악당이 됩니다. 그런 모습을 발견하면 사람들은 가까이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자신에게 실망해서 심리적인 병을 얻게 되고 좌절에 빠지게 됩니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난 안돼! 내가 무슨 성도야?”, “난 성도가 될 수 없어!” 그러나 하나님은 실망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이미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분이 바뀐 것을 원래의 색까지 바뀐 것으로 착각한 우리의 실수입니다. 성도는 하늘을 나는 까만 풍선입니다. 약하고 추한 인간의 모습과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님의 기운을 받아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까만 풍선이 하늘을 난다고 색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거룩한 일을 하고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우리의 본성이나 성질, 과거의 부족한 것들이 완전하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부족한 모습으로 하늘의 일을 할 수 있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자기의 약한 것과 부끄러운 것을 숨길 필요도 없고 드러낼 필요도 없습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면 됩니다. 겉과 속이 달라서 부딪히고 갈등할 때도 있습니다. 그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아직 온전하게 새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타락한 본성과 육신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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