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하 해외 선교사라면 연금 지원 신청하세요”

  • 입력 2022.01.05 16:3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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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500명에 20년간 120억 지원, 유사시 가족들에 상속

20년 이상 종사하며 매년 사역보고 및 사역계획 제출해야

지난해 선교사 500명에 총액 120억 상당의 연금을 지원하겠다고 선포한 분당중앙교회(최종천 목사)가 행동에 나선다.

분당중앙교회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교사 연금지원 기본원칙과 모집요강 등을 공개하며 연금 지원사역을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만 45세(1977년생) 이하의 장기선교사로 헌신한 해외 파송선교사 500명이다. 여기에는 분당중앙교회가 소속된 예장합동에서 60%, 타 교단에서 40%가 선정될 예정이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면 월 10만원씩 240개월, 즉 20년 동안 선교사 1인의 연금이 납입되며, 10년 거치 후 30년이 경과되는 시점에 연금 지급이 개시된다.

연금 지원은 아무 조건없이 이뤄지지 않는다. 선정된 선교사는 후원 개시 후 은퇴하기까지 20년 이상 선교사역에 종사해야 한다. 중도에 연금 계좌 임의 해지, 변경, 수령개시 신청, 양도 등 후원 취지의 실현을 저해하는 일체의 행위나 추가 납입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건강한 후원사역을 위해 선교사는 매년 12월1일까지 전년도 12월1일부터 당해 연도 11월30일까지 1년간 수행한 사역의 보고 및 다음 해를 포함한 앞으로의 사역계획을 기재한 보고서를 교회에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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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천 목사는 “가장 중요한 선교라는 사역에 있어, 사역인 ‘일’이 아니라 그 사역을 하는 선교사 ‘인물’을 보호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하며 “선교를 장기적인 구조 속에서 보면, 일단 사역을 하는 선교사에게 노후 보장에 대한 일정 정도의 안정감을 줌으로, 노후에 대한 부담 없이 보다 장기적이고 자신 있는 선교사역을 진행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실제로 선교사들의 재정문제, 특히 은퇴 후 노후 문제는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중대한 과제다. 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과 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가 2017년 11월27일부터 12월23일까지 4주간 54개국 한국 선교사 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람은 20% 미만으로 나타났다.

최 목사는 “만약 선교를 마치고 현지에서 노후를 보내거나 귀국할 시, 은퇴 선교사의 노후 보장이 안 될 때, 이러한 선교사들은 어쩔 수 없는 아픔 속에서 누군가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비극을 연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다수 선교사들의 초라함과 누추함은 한국교회 자체에 큰 짐이 되고 우려사항이 되며, 나아가 한국사회에조차 짐으로 여겨지면서 선교사와 그 사역의 영화로움은 가려지고 오히려 그들을 방치한 교회의 책임이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분당중앙교회가 연금 지원을 시작하고 선교사들이 수령을 시작하기까지는 3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에, 진짜 수령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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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목사는 “이 프로그램을 선교사 자신 뿐 아니라 배우자 선교사, 선교지에서 함께 자라온 자녀들까지 선교사라는 관점에서 지원을 진행한다. 본인의 유고시 상속을 원칙으로 한다”며 “45세라는 연령을 감안했을 때, 선교사 자녀도 선교지에서 함께하며 선교에 동참했기에 충분히 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분당중앙교회는 예전부터 파송선교사, 미자립교회 목회자, 부교역자 등의 연금을 지원해 왔다. 복리 효과를 통한 연금지원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선교사들을 위한 사역 지원으로 채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 목사는 “접수하고 선정되면 아무 것도 신경쓸 것 없이 사역하다가 30년 뒤에 받으면 된다. 제발 한 사람이라도 더 이 소식을 알고 꼭 필요한 분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 교회에도 자신의 연금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드린 헌금으로 진행되는 사역이니만큼 어떤 경우가 있더라도 꼭 30년을 기다려서 성도들이 드리는 선물을 누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목사는 앞으로 9년이면 정년을 맞이한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자신이 목회하는 9년 동안 20년분을 모두 납부한다는 1차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되, 은퇴 이후에도 납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를 만들어 후대에 혹시나 교회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분당중앙교회는 ‘빵과 함께 복음을’이라는 인류애실천 기도제목의 일환으로 수년 내 선교사연금 지원 사역을 500명 더 확대하여 최소한 선교사 1000명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취지에 동의하는 다른 대형교회들의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선교사 연금지원 이야기를 오랫동안 해왔다. 다들 좋다고는 하지만 실행을 못하더라. 자칫 잘못하면 부담을 드릴 것 같아 말을 아낀다. 선교사들을 파송할 때 연금지원을 시작하면 쉽다. 나중에 해결하려니 어려운 것”이라며 “선교사에게 연금을 넣어주는 것이 선교라고 생각한다. 선교사들이 은퇴 후에 누추한 삶을 살지 않는 것이 한국교회의 자산이 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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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지원 접수기간은 10일 오전9시부터 2월19일 오후6시까지 40일간 진행되며, 분당중앙교회 홈페이지(www.bdc.or.kr)에서 후원선교사 신청서와 이력서 등 접수서류들을 내려받아 제출하면 된다.

접수된 서류들은 교회 선교위원회가 확인하고, 선정기준에 근거해 500가정을 선발한 뒤, 당회에서 명단을 최종 승인하면, 3월에 결과 발표와 함께 연금 입금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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