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반감 종교갈등 ‘봉은사역’명 철폐 촉구

  • 입력 2015.03.24 14:2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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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명 철회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이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역명사용중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데 이어 24일 한교연 회의실에서 ‘봉은사역명 철폐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시의 원칙 무시, 절차상 문제, 종교편향 등의 문제가 제기됐으며 박원순 시장에 대한 특정종교의 로비 의혹도 제기됨으로 그 심각성이 공유됐다.

서울신학대학교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 박명수 교수는 ‘코엑스는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 무역의 중심지-특정종교 사찰 역명은 다종교사회에서 갈등의 원인이 된다’를 주제로 ‘봉은사역’명 제정의 부당함을 피력했다.

박 교수는 “역명을 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편의성이다. 어떤 역명이 서울시민들을 위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코엑스는 매일 14만 명, 주말에는 24만 명의 인구가 방문하는 곳이며, 지하철역과도 직접 연결돼 있다. 어떤 역명이 더욱 시민의 편리를 도모하는가 하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봉은사는 불국사와 같은 문화재가 아니다. 봉은사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제 강점기 봉은사가 한국민족의 아픔에 동참하지 못하고 친일운동에 앞장섰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세아 유럽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코엑스는 단지 무역, 정치의 중심지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이곳에서 매일 수많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한국문화와 세계문화를 즐기고 있다”고 언급하고 “서울시는 과거의 문제있는 역사를 내세워 봉은사 역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코엑스를 역명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박원순 시장은 현재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정종교의 로비에 휘말려서 종교편향적인 정책을 수행한다면 우리 한국사회는 박 시장의 리더십에 중대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진정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결코 다종교사회에서 특정종교를 지지함으로서 종교갈등을 유발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 이병대 목사도 ‘9호선 봉은사 역명은 즉각 폐지하고 교체하라’ 제하의 발제에서 “한국이 불교국가인가? 왜 하고 많은 이름 가운데 서울시는 굳이 사찰 이름만을 고집하는 것인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서울시가 2013년 12월 1차 투표를 실시했고 코엑스역이 1위로 꼽혔다. 하지만 한 달 뒤 2014년 1월 2차 투표를 강행해 불교계가 총동원되어 봉은사역이 1위를 탈환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1안으로 ‘봉은사역(코엑스역)’을 올렸다”면서 “이를 받아 서울시가 ‘봉은사역’ 단독 명으로 결정했다. 국내외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코엑스역은 제쳐놓고 불교신자들만 아는 봉은사역으로 정한 것은 자신들의 심의원칙에도 위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문제가 분명히 드러난 것을 서울시와 불교계가 계속 고집한다면 이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가 된다”며 “서울시는 전철 9호선이 완전 개통하기 전에 잘못된 이름부터 바꿔라. ‘종교편향’으로 보나, ‘친일사찰’로 보나, ‘국민감정’으로 보나, ‘국민통합’으로 보나 무엇으로도 합당하지 않은 이름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발제 후 이뤄진 토론에서는 한교연이 중심이 되어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자는 의견과 한시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제기됐다. 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황이지만 법에 기대기보다는 시민들의 힘을 믿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봉은사역’명 제정의 부당함을 알리는 한편 강남교구협의회는 강남구청을 상대로, 한교연은 서울시청을 상대로 역명 철폐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날 긴급토론회는 김춘규 장로(한교연 사무총장)의 사회로 홍호수 목사의 기도, 김훈 실장의 경과보고, 양병희 목사의 인사말, 이병대 목사와 박명수 교수의 발제, 토론회,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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