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제24대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압도적 당선

  • 입력 2018.02.27 16:0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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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처분으로 얼룩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9회 속회총회가 2월27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노아 목사와 엄기호 목사가 맞붙은 이번 선거에서는 엄기호 목사가 과반수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엄 목사는 “나의 당락보다도 한기총의 추락한 위상에 나의 마음은 아직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한기총의 문제를 사회법으로 갖고 가는 행태를 파훼하고 기독교의 도덕과 윤리와 정관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기연과 합쳐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하나 되는 일에 열심을 다하겠다. 특별히 종교인과세와 동성애에 대해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며 “압도적으로 저를 밀어준 것은 사명을 준 것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다. 지도자들과 협력하여 한기총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날 속회총회는 224개 교단 중 135명, 29개 단체 중 16명, 당연직 114명 중 63명 등 총 214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됐다.

총회가 시작되면서부터 회의장은 발언권을 달라는 일부 총대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마이크를 들고 놓지 않는가 하면, 무작정 단상 위로 올라가 발언권을 요청했으며, 이를 제지하는 이들과 몸싸움도 벌어졌다.

의장 김창수 목사는 “나는 발언권을 줄 권한도 질문을 받을 권한도 없다. 누구에게 건의를 받아서 결정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발언권을 요청하지 말라”면서 혼란 속에서 선거관리위원장 최성규 목사에게 선거 진행을 넘겼다.

최성규 목사가 큰절을 하며 선거진행을 시작했으나 발언권 요청과 소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최 목사는 “전광훈 목사와 김노아 목사가 제기한 가처분은 다 기각됐다. 오늘 진행은 법원에서 허락된 속회총회를 하는 것이다. 누구도 방해 못한다”며 선거를 강행했다.

한기총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 득표자가 나올 경우 당선되고, 2차 투표에서는 다득점자를 당선자로 한다. 하지만 이날은 두 후보자가 한 번의 투표로 다득표자가 당선되는 것으로 합의함에 따라 단 한 번의 투표만 진행됐다.

우여곡절 속에 진행된 투표 결과 총 투표인수 218명 중 김노아 목사가 67표, 엄기호 목사가 145표, 무효 6표로 엄기호 목사가 과반수 이상 득표하면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폐회 이후 기자회견을 가진 엄 목사는 연합기관의 하나 됨을 재차 언급하며 “한기연과는 몇차례 합치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고, 내가 당선되면 빨리 추진하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다”면서 “한교총과도 이영훈 목사님이 공동대표회장으로 있으니 부활절 등 함께 일을 하자고 언질을 한 바 있다”고 활발한 연합운동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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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목사는 정관개정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정관 가운데 ‘할 수 있다’는 등의 애매한 문구는 명확하게 개정할 것이다. 또한 한기총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자꾸 세상법으로 가져가지 못하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총 내에 이단성을 지적받는 인물에 대한 질문에 엄 목사는 “내가 앞장서서 파헤칠 것이다. 이게 안 되면 한기총 안에서 내분이 일어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다”며 “잘못된 이단이 있으면 무조건이다. 그 일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파헤칠 생각”이라고 했다.

김노아 목사에 대한 허위학력 의혹에 대해서는 “잘못된 일이 있는데 그냥 묻어두고 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지금은 명확히 말할 수 없지만 명명백백하게 확인이 된다면 임원회를 통해 합법적으로 절차를 밟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기총이 이날 속회총회를 열어 대표회장을 선출했지만 추가적인 가처분이 제기될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 전광훈 목사와 김노아 목사가 제기한 두 건의 가처분을 기각한 법원이 “채권자는 이후 이 사건 선거의 효력 자체에 대해 다툴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지를 남겼기 때문.

하지만 엄기호 목사가 취임 일성으로 한기총의 문제를 세상법정으로 가지고 가는 것에 대한 단호한 태도를 밝혀 당선 이후 한기총이 평안한 시대를 열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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