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사마리아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 사마리안퍼스 코리아

구호의 옷을 입은 복음이 영과 육을 돌보고 살린다

  • 입력 2023.05.27 21:24
  • 수정 2023.05.29 13:17
  • 기자명 임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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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안퍼스 그 시작은 한국이었다

사마리아인의 지갑이라는 뜻의 사마리안퍼스(Samaritan’s Purse). 하나님의 뜻대로 쓰임받는 도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누가복음 10장30~37절에 등장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처럼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재물 뿐만 아니라 시간과 마음을 쏟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자는 정신으로 전쟁과 기근, 긴급재난의 현장에서 지원사역을 펼치고 있다.

1970년 기독교 국제구호단체로 설립되어 50년 이상 10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마리안퍼스가 시작된 계기는 놀랍게도 한국이었다.

밥 피어스 선교사는 1950년에 한센병 환자와 가난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한국 거제도를 찾았다. 아이들은 온몸에 진물과 피를 흘리며 아파하고 있었고, 굶주림에 지쳐 울 힘조차 없어 보였다. 이 아이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던 밥 피어스 선교사는 자신의 낡은 성경에 ‘하나님의 마음이 상하는 그곳에 나의 마음도 상하게 하소서’라는 기도문을 적었고, 이 기도가 1970년 사마리안퍼스 설립에 믿음의 씨앗이 됐다.

1978년 밥 피어스 선교사가 소천한 후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뒤를 이어 사마리안퍼스 회장으로 재단을 이끌어오고 있으며, 지난 2020년에 한국 지부를 설립했다.

 

재난 현장, 의료지원에 특화된 사마리안퍼스

사마리안퍼스의 사역은 크게 국제재난대응, OCC선물상자, 칠드런스하트 프로젝트, 월드메디컬미션으로 나뉜다.

국제재난대응은 전 세계 분쟁과 재난, 기근 및 전염병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긴급한 도움을 제공한다. 의료지원을 위해 긴급재난대응팀(DART)을 파견하고 긴급모듈병원(EFH)을 세우며 긴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료 구호의 전문성에 특화된 사마리안퍼스의 긴급모듈병원은 음압장치가 설치된 이동식 텐트 병원으로, 미국 등 해외에서 에볼라와 같은 감염병 치료를 위해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도 등장한 바 있다.

튀르키예 현장에는 7015개 이상의 대피소 텐트가 설치됐고, 4693개의 생존물품 키트와 80개의 위생용품 컨테이너를 통해 주거지를 잃은 주민들의 의식주를 지원하고 있다. 긴급모듈병원에서는 현재까지 7948명 이상이 치료를 받았고, 268건이 넘는 수술이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난민 사역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사마리안퍼스와 연계된 폴란드 현지의 기독교 센터들은 난민들의 현실적인 필요를 세밀하게 살피며 매일 먹을 도시락과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도 모임과 예배를 통해 우크라이나인들의 영혼의 필요를 채우며 복음을 전하는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영과 육을 구호하는 복음전도 NGO

 

OCC 선물상자는 후원자가 마련한 OCC 선물상자와 함께 복음을 전하는 가장 큰 규모의 어린이 전도사역이다. 현지 교회와 협력하여 선물상자를 전달한 후 어린이에게 12주 제자 양육 과정인 ‘가장 위대한 여정’으로 초청하여 복음을 전한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175개국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약 2억 개의 선물상자가 전달됐으며, 지난 2022년에는 전 세계 11개 국가가 참여해 240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1060만개의 OCC 선물상자와 함께 복음을 전했다.

 

칠드런스하트 프로젝트는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지역의 심장병 어린이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무료 심장수술은 물론 숙박료와 항공료, 통역 등의 전 과정을 지원하고 돌보면서 복음을 전하는 4주간의 의료사역이다.

지난 2월에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두 명의 아이가 입국하여 무사히 수술을 마쳤고, 주안장로교회 돌봄가정으로 이동하여 회복의 시간과 함께 복음을 전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오는 6월, 또 새로운 두 명의 몽골 어린이가 심장병 수술을 위해 한국으로 초청되어 입국을 앞두고 있다.

 

그런가하면 월드메디컬미션은 전 세계 선교 병원과 협력해 열악한 선교병원 및 진료소에 전문 의료자원봉사자를 파견하여 의료장비, 의료기기 기술자 등 다양한 의료 인프라를 지원한다. 현지 환자들에게 질병과 고통에 대한 물리적인 필요를 채우는 동시에 복음을 전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일도 복음이 아니면 의미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사마리안퍼스는 기독교 국제구호 단체로서 복음전도라는 분명한 목표를 감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마리안퍼스 코리아 크리스 위크스 대표는 “우리가 하는 이 모든 일은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 목표다. 복음전도자이신 프랭클린 그래함 회장님도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일을 한들 복음과 연결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씀하신다”면서 “후원자들과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마음을 나눈다. 복음이라는 목적을 드러내니 후원자들이 힘있게 뭉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대표는 이것이 내부에서도 더욱 단단하게 연합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기독교 구호단체들이 있지만 구성원들이 반드시 기독교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곳도 있는 것 같다. 그럴 경우에 사회적 이슈나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이 충돌될 수 있지만, 우리는 마음을 같이하여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워낙 신앙적인 부분을 강조한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기도 하고 부정적인 피드백도 분명 있지만 하나님께서 그것조차 선하게 사용하시고 이끌어가시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단점이라면 복음전도를 전면에 내세우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나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 대표는 “예를 들어 무슬림 국가에서는 우리 본래의 사역을 펼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전문가들의 손길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우회적인 방향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도와 후원과 봉사…복음전도의 파트너가 되어주세요”

크리스 대표는 사마리안퍼스 코리아가 팬데믹 기간에 시작되어 출발이 쉽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필요한 분들을 보내주셨고, 함께 걸어갈 후원자와 교회와 병원을 만나게 하셨다고 감사를 고백했다.

특히 “사마리안퍼스가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매일 사역이 이뤄지는데 늘 한국인 선교사들이 빠지지 않는다. 어딜 가도 한국 선교사님들이 계시고 그분들의 사역을 볼 수 있다”면서 “그런 나라에 사마리안퍼스가 들어와서 일하고 있는 것에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마리안퍼스 코리아의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보다도 사역의 능력이자 핵심인 기도다. 기도파트너를 신청하면 정기적으로 기도제목이 제공되고, 온오프라인 기도회에 초대된다.

아울러 일정액을 구호와 복음전도를 위해 후원할 수 있는 정기후원과 일시후원, 유산기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후원금은 의료지원사업과 선교사업, 생계지원사업, 긴급재난대응 등에 사용된다.

이 외에도 교회와 성도들이 OCC 선물상자 포장이나 검수 작업에 자원봉사로 참여할 수 있으며, 칠드런스하트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돌봄교회와 돌봄가정으로 섬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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