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꾀를 버리고 다시 순전한 복음으로

‘어떻게 신앙이 변하니…구원의 확신 없어서 아닐까’

  • 입력 2023.10.24 20:05
  • 기자명 임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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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한국교회를 향한 어두운 전망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를 진단하고 위기를 탈출할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들이 제기되고 있다.

1998년부터 25년 동안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인식을 추척해오고 있는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가파른 속도로 탈종교화 현상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만 19세 이상 성인 91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종교인은 37%에 불과한 반면 63%가 무종교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종교심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인은 과거 종교인이 많았으나, 2017년 무종교인 비율이 종교인을 앞지른 이후 계속해서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3대 종교인 개신교와 불교, 가톨릭 모두 2012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을 기준으로 불교는 16.3%, 가톨릭은 5.1%, 개신교는 15.0%로 모두 동반 하락중이다.

개신교만 따로 떼어 살펴본다면 2012년 22.5%였던 비율은 2022년 15.0%로 줄었고, 이 추세를 반영한다면 향후 10년 뒤에는 최악의 경우 10.2%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과거 개신교인이었던 이들은 왜 무종교인이 되었을까. 그 이유에 대해 35%는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라고 답했고, 29%는 ‘기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뒤이어 20%는 ‘신앙심(믿음)이 생기지 않아서’라고 했다.

이러한 하락폭은 청년 세대에서 더욱 급격하다. 2017년에는 19~29세 청년들 개신교 비율이 21%였으나, 2022년에는 11%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일말의 희망이라면 2030세대 종교인 가운데 개신교인 비율이 60%로 가장 높다는 점이다. 무종교인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그나마 개신교인이 가장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개신교를 떠나는 이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현상 앞에서 한국교회는 목회 현장을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했다.

신앙생활을 이어가던 이들이 어떻게 신앙을 버릴 수 있을까. 더이상 믿음을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정확한 분석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한 가지는 오늘날의 한국교회 안에 복음이 너무나 약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직’ 교회를 떠나지 않고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개신교인들에게 ‘왜 신앙생활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가장 많은 42%가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고 답했고, 36%만이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라고 응답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응답을 뒤집어본다면 더이상 마음의 평안을 얻지 못하게 되면 신앙생활을 중단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복음의 약화 현상은 또 다른 측면에서도 볼 수 있다. 개신교인 가운데 ‘하나님 유일 신앙’을 믿는 비율이 63%밖에 안 된다는 통계다. 심지어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통해서도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종교다원론’에 개신교인 32%가 동의한다는 수치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목회자와 교회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교회를 떠났다는 사람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이 역시 복음에 대한 확신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지목할 수 있다. 하나님을 보고 신앙생활을 한 것이 아니라 사람과 교회를 보고 신앙생활을 해왔다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전도 내용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서도 그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전도를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회와 예배 안내’가 44%로 가장 많았고, ‘예수님과 하나님에 대한 소개’는 39%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심지어 ‘윤리적, 도덕적인 삶 지향’도 12%,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 유익성’을 강조한 경우도 5%로 나타났다.

교회에 다니라고 권유하면서 행위적인 면을 강조하거나 교제를 미끼로 삼는 등 비본질적인 것으로 전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교회 홍보 차원으로 전도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렇게 전도된 사람들이 복음의 확신 속에 서지 못한다면 사람과 교회에 실망했다는 이유로 신앙을 버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교회에 성도를 늘리기 위해, 혹은 전도 성과를 올리기 위해 비본질적인 것으로 이웃을 꾀어낼 것이 아니라 복음의 핵심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하나님이 일하시게 하는 전도가 회복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알곡만 남아있다고 평가되는 지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시작하면서 한국교회의 전도전략은 수정되어야 할 당위성이 확인되고 있다. 인간의 꾀로 전도할 것이 아니라 순전한 복음을 전함으로 하나님이 일하시게 하는 것이 전도라는 것을 명심하며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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