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가 3월27일 성명서를 통해 “누구를 위한 의료개혁인가”라고 쓴소리를 뱉었다.
한기총은 “의대 정원 확대를 놓고 대치하는 정부와 의사집단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환자의 고통과 아픔을 해결하려는 시급함은 보이지 않는다”며 장기화되는 의료마비 사태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의사가 존재하는 이유도, 정부가 의료개혁을 하려는 목적도 결국 환자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함에도 환자의 고통스러운 절규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되고 있을 뿐”이라고 비통함을 전했다.
한기총은 “이번 의료대란을 통해서 전 국민의 뇌리에 분명히 기억되는 것은 ‘환자를 외면하는 의사가 있다’는 것”이라며 “어떤 이유에서건 환자를 떠난 의사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환자를 떠난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를 요청한다. 환자를 버리는 의사는 어쩌면 칼 든 강도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촉구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환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의료개혁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한기총은 “사실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시스템 전체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정책 방향성이다. 의대생이 의사가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데, 그 기간을 기다릴 수 있는 중증, 응급 환자들은 없다”며 “하루가 급한 환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단기 대책이 없다면 중장기 대책은 허울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개혁이라는 명분도, ‘밥그릇 지키기’ 투쟁도, 죽어가는 환자들 앞에서는 다 소용없는 싸움일 뿐”이라고 꼬집은 한기총은 “환자가 없는데 병원이 무슨 소용이며, 의료개혁을 해본 들 누가 혜택을 얻겠는가.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담아낼 수 있느 사람이 진정한 의사이고, 올바른 의료개혁이다”라고 밝혔다.